기업의 목표는 무엇인가?

얼마 전 경영지식을 서비스하고 있는 사이트에 들어갈 기회가 있었다. 최고의 기업이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 지를 설명하는 동영상 강의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 세월동안 대기업의 최고 경영자로, 컨설턴트로 살아온 강사는 이익과 매출액, 시장 점유율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가장 훌륭한 기업이 되는 길이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위에서 언급된 이익, 매출액, 시장 점유율 모두는 이익 극대화(profit maximization)의 개념과 관련이 있다. 아니 이익 극대화와 동일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이익 극대화 개념은 전통적으로 현대 경영학이 나타나기 이전까지 기업의 목표로서 손색이 없었다. 누구나 수긍할 수 있을 만큼 합리적인 사고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익 극대화의 문제점

하지만 점차 섬세하고 복잡하지는 경제 환경에서 이익 극대화 개념은 문제를 낳기 시작했다. 우선 ‘과연 이익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익이란 일상 생활의 관점에서 본다면 지극히 단순하고 명쾌해 보이지만 기업의 경우는 다르다.

이익이란 것이 복잡한 회계 처리 과정을 거치면서 평가하는 사람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악의적인 조작이 있을 수도 있고, 무엇을 이익으로 볼 것인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이래저래 기업의 경제적 실상을 파악하기에는 모호한 개념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재무적 관점에서 바라본 이익 극대화의 문제점이다. 이외에도 시간의 가치와 미래의 불확실성을 무시하는 또 다른 문제점들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더욱 현실적인 문제점은 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삼은 기업들의 내부에서 발생한다. 이익극대화를 목표로 했을 때 어떤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을까?


돈이 모든 것을 말하지 않는다

이익은 돈이다. 가장 쉽게 측정할 수 있는 성과 지표인 셈이다. 모호한 개념이라고 했지만 결과만 놓고 본다면 가장 객관적인 지표라고 할 수 있다 – 이는 평가의 기준으로 쓰기에 적합하다는 뜻이다. 직원과 직원, 부서와 부서 또는 우리 기업과 다른 기업과의 성과를 비교하기에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이 기업 경영의 목표를 이익극대화로 단정짓게 한다.

하지만 우리 삶의 목표가 오로지 부를 쌓기 위한 것이 아니듯, 사회적 생명체라 할 수 있는 기업도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가 될 수는 없다. 만일 이러한 사실을 무시하고 이익을 기업의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게 된다면 수많은 부작용들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영업부서의 직원들은 자신과 자기 부서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될 가능성이 크다. 자신들의 인격마저도 이익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보다는 비도덕적인 방법을 사용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기업 간 경쟁도 마찬가지이다. 경쟁기업을 이기는 길은 더 많은 이익을 내는 것이다. 이런 경쟁이 심해지면 보이는 것은 이익이라는 ‘수치’뿐이다. 품질과 고객, 직원 등은 기업 간 전쟁의 볼모가 될 수도 있다.

회계담당자에게 있어 ‘이익 지상주의’는 더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회계 장부상의 가벼운 조작만으로도 기업의 이익을 부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엔론을 비롯한 미국의 거대 기업들이 무너지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기업의 목표가 되야 할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하기 전에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기업이 얻게 되는 이익의 근원에 대한 것이다.


이익의 근원

사실 기업에 있어 이익은 매우 중요하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존재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이익의 극대화를 정당화해 주지는 못한다. 이익의 극대화를 부정하는 것이 ‘이익’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익의 근원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를 남긴다.

우리가 사는데 있어서 음식은 필수요건이지만, 삶의 목표를 좋은 음식을 많이 먹는 것으로 결정짓는 사람은 없다. 마찬가지로 기업은 이익 이외의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바로 고객이다. 고객은 이익의 근원이다.

19세기와 20세기 중반까지는 공급의 시대였다. 만들면 팔릴 수밖에 없는 시장 환경에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제품의 품질도, 디자인도, 가격도 아니었다. 많이 파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했고, 기업이 이익 극대화를 목표를 삼는다해도 문제될 것이 없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익 극대화가 기업의 사회적 공헌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기 시작했다. 수요의 시대가 온 것이다. 수요의 시대와 함께 시장에는 ‘고객’이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고객의 욕구를 맞춰야 했고 그렇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 됐다. 시장의 주도권이 기업에서 고객으로 넘어간 것이다. 많이 팔기 위해서는 고객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제 고객이 이익의 근원이 된 것이다.


고객에 대한 헌신

더 이상 고객이 이익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고객만족을 기업의 목표로 삼은 회사들이 많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 그리고 우리도 기업들로부터 소중하게 대접받기 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이익’을 신봉한다. 그래서 고객들이 홀대받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물건을 살 때와 산 후 기업의 태도가 다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 기업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 고객은 더 이상 그 기업의 고객이 아니다. 또한 고객의 일을 처리하기보다는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원들이 많은 것도 문제이다. 이렇게 고객만족의 시대에 진심으로 만족하는 고객이 적을 수밖에 없는 현실은 슬픈 일이다.

고객에 대한 헌신은 결과적으로 기업이 이익을 창출하도록 돕는다. 한시적인 효과가 아닌 장기적인 효과이며 기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돕니다. 일을 할 때, 결정을 내릴 때 고객의 입장과 이익을 생각하는 것이 기업에 잠재된 문제점들을 제거해 내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도 고객에 대한 헌신은 새로운 고객을 창출해 준다.

고객은 기업의 목표이다.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고 그들을 만족시키며 그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기업의 목표인 것이다. 돈을 쫓는다고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객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지속될 수록 돈은 자연스럽게 따르게 된다. 순리를 거스른다면 문제만 발생하고 결코 건강한 기업을 만들 수 없다. 이익과 매출액, 시장점유율 극대화는 기업의 목표가 될 수 없다. 고객이 기업의 목표이다.

2 thoughts on “기업의 목표는 무엇인가?”

  1. 계란과닭중 어느것이 먼저인것 같습니다
    고객어게 많이 팔아도 이윤이 나질 않으면 기업이 버틸
    방안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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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 덧붙여 말씀 드리자면, 기업의 고객에 대한 헌신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이익과 고객이라는 두 개의 요소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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