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엔 모르타르

“돈 잘 버는 기업을 만들 것인가, 존경받는 기업을 만들 것인가! “

‘CLICKS AND MORTAR’, 나는 이 책을 놓칠 뻔했다. 제목만 보고 책의 내용을 미리 짐작한 것이다. ‘뻔한 내용이군. online만으로는 어려우니 online과 offline을 통합하자는 것이겠지’, 이런 나의 착각은 정말 착각이었다. 사실 이 책은 제목과 내용이 별 상관이 없다. 내가 좀더 신중한 독자였다면 ‘제목’보다는 ‘부제’에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CLICKS AND MORTAR : Passion – driven growth in an internet driven world’, 이 부제만 봤다면 난 이 책을 좀더 일찍 잡았을 것이다. ‘열정에 의한 성장이라 재미있겠는걸!’, 아마 이런 느낌을 갖지 않았을까?

여러분들은 하나의 기업을 무엇으로 평가하는가? 아니, 처음 기업을 봤을 때 그 기업이 제대로 된 기업인지 그리고 앞으로 오랜 기간(기업의 평균수명 이상으로) 살아남을 기업인지 무엇을 보고 판단하겠는가? 대부분의 경영학자나 전문가들은 매출액, 제품(히트상품의 존재여부, 품질 그리고 브랜드 이미지 등), 주가 등을 볼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포트럭이나 테리 피어스, 피터 드러커 그리고 이 시대 최고의 투자가인 워렛 버핏이라면 다른 것을 볼 것이다. 그들은 보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 나도 마찬가지다.

나는 기업을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본다.

첫째, 비전이다. 비전이란 말만큼 식상한 단어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비전처럼 모호한 단어도 없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모호하다는 것은 눈에 띄지 않아 규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과 비전을 만드는 것에는 공통점이 있다. 첫째,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 ‘눈에 보이지 않고 모호하다’는 점이다. 나는 한 기업이 ‘내세우는 비전’보다는 회사의 구성원들이 그 비전에 ‘얼마나 몰입하고 있는가’, 바로 그 점을 본다. 비전은 모호하고 무형적인 것인데, 어떻게 볼까? 질문의 답이 기업의 두 번째 요소다.

둘째, 문화. 기업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비전과 행동사이에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는지는 문화를 보면 알 수 있다. ‘비전없는 기업은 없다’ 하지만 ‘비전에 몰입해 있는 기업’ 그리고 ‘비전과 행동이 일치하는 기업’은 매우 드물다. 이런 기업이 드문 이유가 초일류기업이 소수인 이유이기도 하다. 진정 비전에 홀린 기업이라면 기업 최일선(first line)의 직원들마저 그 비전과 문화에 흠뻑 젖어 있다. 며칠 전 나는 ‘있으나 마나 한 비전을 가진 기업’에 대한 살아있는 증거를 경험했다. 세 달 전쯤 신문에서 매우 흥미로운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다. ‘웹 상에서 컨텐츠를 교환하고 판매하는 회사’에 대한 기사였다. 물론 컨텐츠 판매가 새로운 것은 아니었지만 그 기업의 서비스는 상당히 독특한 점이 많았기 때문에 매력적 이었다. 나는 바로 인터넷으로 날아갔다. ‘벅찬 기대’와 함께! 하지만 그네들의 웹사이트를 둘러보는 데는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볼 게 전혀 없었다. 딱 하지만 빼고! 바로 그들의 비전이었다. 멋진 그림과 함께 자신들의 비전과 사명(mission), 비즈니스 컨셉(concept), 사업 분야(biz domain) 등을 아주 화려하게 장식해 놓은 것이다. 하지만 그뿐이다. 나는 ‘Q & A 게시판’에 몇 가지 질문을 남겼다. 내가 답변을 받는 데 걸린 시간은? 딱 1주일! 그 날 질문 올린 사람은 나 혼자였는데, 나 하나한테 답변 주는데 일주일이 걸린 기업, 이것이 그들의 문화다! ‘이 기업 오랜 못가겠군’, 나는 이 기업을 잊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난 최근에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했다. 다시 한번 그네들의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약간의 기대’와 함께! 역시 이 네들은 내 기대를 외면하지 않았다. 망하기 일보직전이었던 것이다. 역시 홈페이지 둘러 보는데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아마 1분도 넘지 않으리라!) 허약한 비전은 허약한 문화로 연결된다. 문화가 없는 기업은 비전도 없는 기업이라고 보면 틀리지 않는다.

셋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기업은 돈버는 조직, 비즈니스는 돈’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이나 경영자는 ‘큰돈 벌기는 틀렸다’고 생각하면 된다. ‘존슨 앤 존슨의 타이네놀 사건’, ‘인텔의 펜티엄칩 오류 사건’을 기억하는가? 존슨 앤 존슨이 수천만 달러의 돈을 들여 어떤 미치광이에 의해 독이 주입된 타이네놀을 전량 회수하고 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사건을 설명하고 타이네놀을 구입하지 말 것을 호소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걱정했고 경쟁자들은 환호했다! ‘존슨 앤 존스 이제 망했다!’, 그냥 가만히 있지 왜 자기 스스로 소란을 피우냐는 의미였다. 하지만 존슨 앤 존슨의 비전과 문화에서는 잠자코 있는 것은 ‘존슨 앤 존슨의 사망’을 의미했다. 그들은 미국 전 국민을 정말로 걱정했으며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그에 대한 결과는? 존슨 앤 존슨은 아직도 초일류기업으로 살아 있다. 그리고 그 당시보다 매출액은 10배, 순이익도 10배 가량 증가했다. 그 당시 쾌재를 질러됐던 경쟁자들은 이미 기업 묘지에 있거나 마지막 숨을 헐떡이고 있다. 존슨 앤 존스의 사람들은 지금도 말한다. ‘우리가 우리의 비전을 놓는 순간 우리는 생명의 줄을 놓는 것이다’라고. 인텔의 경우는 존슨 앤 존슨과 반대였다. 그들은 ‘펜티엄칩의 사소한(?) 오류’를 정말 사소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저 잠잠해지길 기다리며 무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소한 오류가 고객에게는 전혀 사소한 것이 아니었다. 앤디 그로브는 뒷늦게서야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그 당시만 해도 ‘편집광’이 아니었다! 그로브는 재빨리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전량 무상 리콜과 교환’이라는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그로브는 말한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우리 입장에서 뭔가를 보면 안된다는 것을. 그리고 작고 사소한 것이 크고 무서운 괴물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는 몇 억 달러의 손해를 봤습니다. 만약 우리가 초기에 우리의 비전에 의해 대처했다면 그 손해는 미비한 수준이었을 겁니다. 비싼 교훈이었던 셈이죠.” 이일을 계기로 그로브는 ‘편집광’이 되 버렸고 몇 년 후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는 책을 내놓게 된 것이다.

요점은 이것이다. 가장 돈 잘버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면 존경받는 기업을 만들라는 것이다. 내 말을 못 믿겠다면 매년 포천지에서 선정하는 ‘500대기업’과 ‘존경받는 기업’의 순위를 비교해 보라! 아마 당신은 그 두 순위를 구별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그 차이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돈은 존경을 쫓아다닌다. 하지마 존경은 돈을 쫓지 않는다!’

비전, 문화 그리고 사회적 책임! 이 세가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싶다면 ‘클릭 앤 모르타르’는 최고의 교과서이다! 돈 잘 버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을 읽지 말 것. 대신에 존경받는 기업에게는 돈이 넝쿨째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고 싶다면 읽을 것. 그리고 그것이 더욱 가치있다는 것을 믿는다면 꼭 읽을 것!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고 통합시키는 방법이 무엇일까? 정답은 ‘비전’과 ‘문화’다! 비즈니스는 인간적인 것이다.

PS 혹시 주식투자를 하시는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워렛 버핏이 왜 최고의 투자자일까? 그 이유는 기업의 비전과 문화를 바탕으로 기업을 평가하고 투자하기 때문이다. 단, 데이 트레이더는 절대로 읽지 말 것! 문화는 하루 24시간만에 형성되는 문화를 봤는가 시시각각 변화는 비전을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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