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불변의 법칙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만큼 복잡하게 움직이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사람과 사람, 그리고 조직과 조직은 엉킨 실타래보다도 복잡하게 얽혀있어 깨끗하게 풀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인지 모두들 명쾌한 해결책을 원한다. 끊임없이 수많은 종류의 매뉴얼들이 쏟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세상은 이율배반적이게도 복잡함 가운데 명쾌함이 숨어 있다. 그것도 핵심을 이루는 꼿꼿한 줄기에서 비교적 일정한 법칙을 발견해 낼 수 있다. 그것이 불변의 진리일 수는 없다. 더도 말고 세상과 닮은꼴이기를 바랄 뿐이다. 사회과학의 어려움과 묘미가 바로 이곳에 있다. 세상을 닮은 또 다른 세상을 발견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을 발휘하는 것이 그 달콤한 맛이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기쁨을 주기에 충분한 책이다. 고객들과 소통하고 마음을 사로잡는 법칙들을 알려 주기 때문이다. 혹자는 수많은 성공사례 중 결국은 실패하고 만 회사들을 이유로 책의 무용함을 주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원한 기업은 없다. 성공한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해도 또 다른 법칙을 어겼다면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법칙 그 자체가 아니다. 법칙이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리고 고객을 이해하는 진실한 마음이 필요하며 건강한 조직과 건전한 재무구조가 중요하다.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룰 때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서 제시한 22가지 법칙이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이 전하는 내용은 이미 공동저자인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의 또 다른 책들에도 자주 등장하는 것들이다. 특히 두 저자가 함께 쓴 최고의 책으로 인정받고 있는 ‘포지셔닝’을 읽었다면 세상을 읽는 그들의 능력에 크게 놀라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진부함을 느끼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을 통해 처음 이들의 책을 접했다면 22개의 법칙에 사례들을 나열한 모양새만 보고 급조된 책이라고 단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지난 수십 년간 마케팅 실무자로서 쌓아온 지식의 양과 그들의 저서가 마케팅의 영역에 미쳐온 영향을 생각한다면 쉽게 지나치거나 폄하할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사례들이 다소 진부하다는 점과 지난 책들에서 반복되는 내용이 많다는 단점을 제외한다면 짧은 시간 안에 쉽게 그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 될 것이다.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들의 대표작인 포지셔닝을 먼저 읽은 후에 이 책을 선택한다면 좋은 독서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법칙’을 맹신하지 말라. ‘무엇’을 위해 법칙을 따르려 하는지를 기억하라. 그렇지 않으면 성공을 위한 법칙이 나와 조직을 갉아먹는 악습이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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