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행복 그리고 생산성의 관계

여러분들 중 많은 분들이 구글이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무료 식사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창업 당시에는 직원들을 위해 냉장고를 음식으로 가득 채워두는 일에서 시작한 일이지만, 이제는 모든 직원들에게 삼시세끼를 뷔페식으로 제공하는 구글의 대표적 상징 중 하나가 되어 버렸죠.

2013년 기사1)를 찾아 보니 대부분 유기농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끼를 제공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8~10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구글 직원들이 이 무료 식사 제도에 자부심을 느끼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이런 구글의 영향으로 무료 식사 제도를 도입하는 실리콘밸리와 한국의 IT 기업들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일은 업무 환경의 관점에서 사내 복지 제도로 볼 수 있지만, 좀 더 큰 관점에서 보면 구글만이 가졌던 독특한 문화의 일부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구글은 왜 이런 공짜 식사를 제공하기 시작했을까요? 잘 알려진 구글이라는 기업의 성향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직원들이 온전히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구글은 일에 집중하는 시간을 늘려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 외에도 중요한 것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앞서 독특한 문화를 말씀 드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직원들은 무료 식사를 통해 아이디어를 주고 받는 소통의 장을 열 수 있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으로 포만감을 느끼고 좀 더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함께 늘린 것입니다. 제도적 환경이 직원들의 시간과 돈을 절약하게 해주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리고 이 힘이 기업의 문화로 전이됐습니다. 아마 직원들이 느끼는 행복도 조금 더 커졌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직원들의 행복을 관리하는 솔루션 기업인 TINYpulse는 최근 눈길을 끄는 리포트2)를 하나 발표했습니다. 전세계 500개 이상의 기업에서 40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직원들의 행복은 업무 환경과의 상관계수가 0.62를, 조직 문화와는 0.60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는 행복과 문화적 요소 사이에 어느 정도 유의미한 관계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표: 문화적 요소와 행복 간의 상관 관계>

그렇다면 구글이 무료 식사로 얻고자 했던 결과인 생산성은 행복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한 논문3)에 따르면 직원들에게 행복감을 주는 일을 통해서 생산성을 약 10~12% 정도 증가시킬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좋은 업무 환경이 괜찮은 조직 문화를 형성하며 직원들의 행복감을 높이고, 더 나아가 생산성 향상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공짜로 밥을 주고, 의료 혜택을 제공하고, 학비를 지원하는 일들이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회사가 어려워지기 시작하면 회사는 가장 먼저 이런 복지 혜택들이 없애기 시작합니다. 뭐, 당장 없애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주 천천히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회사에 대한 애정을 식게 만드는 계기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무료 식사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환경을 개선하고 행복한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들어간 일이면 무엇이든지 좋습니다. 이는 회사와 직원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참고:

1) ‘구글·페북 공짜 점심 세금 내야 할 판’, 중앙일보, 2013. 4. 11.
2) ‘TINYpilse Employee Engagement & Organizational Culture Report’, TINYpulse, November, 2015.
3) ‘Happiness and Productivity’, Andrew J. Oswald, Eugenio Proto, and Daniel Sgroi, 10 Feburary 2014.
4) Image courtesy of freeimag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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